고교 까페에 올린 글 다시 옮깁니다...
장맛비가 사무실 창을 장난시리 때릴 때
하얀 휴대폰이 파르르 유난 떨며 메시지 수신을 알린다
오늘 정모를 확인하는 동기의 문자인가 싶어 열어 본다
Y 총무가 보낸 메시지다
'J 동기 별세...'
다시 읽어 본다
부친상, 모친상, 빙부상, 빙모상이란 익숙한 단어들이 몸을 숨겼다
허~참 웬일인가
지나치기엔 이름이 익어 졸업 앨범을 뒤져 본다
3학년 10반에서 아직도 어린 눈망울을 쥐고 있는 그가 보인다
그래, 맞아...1학년 8반... 중학생 티를 같이 벗은 그 'J'이다
졸업 후 한두 번의 짧은 인사나눔이 전부였던 거 같다
그의 해맑은 웃음이 필름 끝자락으로 휘르륵 감긴다
메마른 삼베의 서걱거림이 묻어나는 그 메시지에서 '전화걸기'를 꾹 누른다
Y가 풀죽은 목소리로 나온다
지방에서 노래방과 승마장을 운영하는 그가
급작스럽게 일터인 마장에서 심장마비를 일으켰다 한다
자주 보는 사이라며 말이 굳어 부스러지는데 더 묻기가 민망하다
빗줄기가 굵어지며 유리창에 눌러 붙는다
서로 나눌 조각난 기억들이 있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먹먹해 온다
살아온 만큼의 날들을 더 뛰어야 할 이 나이에 뭔 일인가, 이 사람아
흙탕물이 요동치는 낙동강을 넘실넘실 타넘고
새로운 여행길 먼바다로 가는 건가
추운데 우의나 잘 챙기고 길 나서소
오늘 장맛비가 맹랑하게 행패를 부리네, 허~참내